서울 맛집 로드 제6장
청계천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큰 건물 지하에 위치한 이곳.
늦은 시간까지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은 탭샵바 청계천삼일빌딩점입니다.
모든 일이 끝나고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늦은 저녁.
한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일단 나와."
영문도 모른 체 알려준 위치로 빠르게 달려가 봅니다.
이제는 태풍이 지나간 후라 정말 선선해진 날씨.
그 바람을 즐기며 청계천을 따라 걷다 보니 도착했습니다.
외관은 지하 1층이지만 개방형이기 때문에 밖에서도 눈에 띄었고 정말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들어가 보니 이미 저희 일행은 와인을 마시고 있었네요.
자연스레 자리에 앉아 얘기를 시작합니다.
이곳은 와인바이기에 저희가 직접 와인을 골라와서 음식과 매칭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와인에 대한 조예가 얕기 때문에 그저 저희 일행이 고르는 와인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가 최종적으로 마신 와인은 모두 포트 와인이었습니다.
전부 다 화이트 와인이었고 특히 마지막에 샌드맨은 화이트 와인 위에 브랜디 위스키를 추가해서 끝에 위스키의 향이 진하게 났습니다.
결과적으론 이 달디 단 스위트한 와인들이 음식과의 궁합이 잘 맞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고모는 프랑스 분이십니다.
물론 한국 출생에 한국 분이지만 고모부와 함께 결혼 후 예술을 찾아 프랑스로 이민을 가셨고 그곳에서 귀화를 선택하셨습니다.
그 때문에 저도 자연스레 프랑스에 가는 빈도수가 높았고 갈 때마다 정말 어마어마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저희 고모께서는 와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십니다.
따라서 그곳을 방문할 때마다 프랑스 현지 집밥과 함께 너무나 맛있는 각종 하우스 와인들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와인은 도멘 드 팔루스, 레 팡세 드 팔루스 Domaine de Pallus, Les Pensees de Pallus였습니다.
멜론에 얹어진 하몽과 함께 곁들일 때 그 바디감이 너무 조화로워서 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2주 여행동안 3짝의 와인을 마셨단 기억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렇게 저희 일행이 시킨 메뉴는 루꼴라 치즈 떡볶이, 순대튀김, 항정살 구이와 알배추쌈, 아라비아따 리조또, 체다 칩스와 올리브였습니다.
(이걸 무려 3명이서 다 먹었습니다)
(전 다이어트 때문에 강제 소식가입니다)
메뉴 자체가 다 가격대가 생각보다 저렴하다고 느꼈습니다.
기존 다른 와인바에서의 안주 가격은 손을 벌벌 떨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메뉴를 하나하나 가지러 갈 때 그 비주얼과 기대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물론 직원 분의 놀라운 표정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우선 눈으로 음식들을 감상해 줍니다.
그리곤 제 앞에 놓인 와인잔을 타고 올라오는 와인의 향으로 또 한 번.
우선 가장 기대감이 높았던 항정살 구이와 알배추쌈부터 먹어봤습니다.
항정살 구이 자체는 특별함이 없었습니다.
굽기는 완벽하게 항정살에 재밌는 식감을 잘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 음식에서의 킥은 이 알배추쌈이었습니다.
생긴 건 겉절이처럼 생겼지만 꽤나 이국적인 양념을 드레싱처럼 뿌려 무쳐주셨습니다.
발사믹 식초와 다진 마늘, 고춧가루, 설탕 그리고 피시소스를 추가한 맛이 났고 이 양념이 딱 겉절이의 양식화된 버전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감칠맛은 이로 말할 수 없었고 고기와의 조합도 상당했습니다.
자극적이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졌기에 계속 손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일행 모두 다 만족한 맛이었습니다.
그다음은 루꼴라 치즈 떡볶이와 순대 튀김을 먹어봤습니다.
떡볶이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먹을 수 있는 꾸덕한 소스의 떡볶이였습니다.
쌀떡을 썼고 비엔나소시지도 들어있어 다양성을 주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일반적인 로제떡볶이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스에 방금 갓 튀겨 나온 순대튀김을 찍어먹으면 또 얘기가 달라집니다.
순대 튀김은 정말 바삭바삭한 식감을 잘 표현했고 기름기 또한 너무 과하지 않아서 그냥 소금에 찍어 먹어도 맛있었고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어도 만점이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도 바삭함은 여전했기에 와인과 함께 오랫동안 즐기며 먹어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바로 이어 아라비아따 리조또를 먹었습니다.
한입 넣자마자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감탄을 자아냈고 매콤한 양념 뒤에 오는 고소함 그리고 뒤이어 씹히는 고기의 식감 또한 아주 밸런스가 잘 잡혀 있었습니다.
먹으면서 느꼈던 것은 이 리조또에 손이 가장 많이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고기의 양도 상당했고 은은하게 퍼지는 매콤함이 좋았기에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맛이었습니다.
부드러움을 머금고 있어 저희가 먹었던 화이트 와인과의 조합도 상당했습니다.
마지막은 체다 칩스입니다.
이건 나중에 추가로 주문한 음식인데 매콤한 양념된 나초칩을 구워서 위에 레몬즙과 다진 양파를 뿌려주셨습니다.
체다 치즈 소스를 함께 주셨기에 찍어먹을 수 있었습니다.
맛은 평범했고 주전부리 형식으로 그냥 집어먹기 좋은 메뉴였습니다.
결과적으론 모든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고 음식 자체에 퀄리티에는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시켰던 와인이 모두 화이트 화인이었기에 음식 자체가 달면 안 됐지만 저희가 주문한 메뉴 모두가 다 조금씩은 달았기에 와인과의 궁합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올리브가 가장 먼저 동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바디감이 있는 드라이한 레드와인과의 조합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1인 1 와인을 하고 나온 저희는 시원해진 밤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힙한 분위기의 가성비 좋은 메뉴들.
비교적 저렴한 와인들을 직접 골라 음식과 매치할 수 있는 바로 이곳.
탭샵바 청계천삼일빌딩점이었습니다.
별점: ★ ★ ★ ★ ☆ (4.0)
1. 위치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85 삼일빌딩 지하 1층
2. 가격대
추천 메뉴:
항정살 구이와 알배추쌈 - 24,900원
루꼴라 치즈 떡볶이 - 8,500원
순대튀김 - 7,900원
아라비아따 리조또 - 13,900원
체다 칩스 - 7,900원
3. 영업시간
07:00 ~ 24:00 (월~금)
11:00 ~ 24:00 (토~일)
(22:00 라스트 오더)
4. 연락처
0507-1331-4095